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벨기에 여행하기' 《벨기에 디자인 여행》

아름답지만 과하지 않고, 실용적이지만 차갑지 않은 벨기에 디자인. 지은경의 《벨기에 디자인 여행》은 자수 표지만큼이나 섬세하고 매력적인 책입니다.

이번 달은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북적이는 지하철 칸에 몸을 밀어 넣는 일이 내심 즐거웠습니다. 그 꽉

들어찬 좁은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전쟁을 시작하기 전 누리는 찰나의 휴식처가 되었을 테지만,

그 사이 저는 벨기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인파에 휩쓸려 정신없이 지하철에

몸을 싣고 '벨기에 디자인 여행'을 펼치면 금새 지은경씨를 따라 벨기에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되어

있었던거지요. 이렇게 매일 아침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 누구나 아침에 눈뜨고 일터로 나서는 길이

설레어 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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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 까지 집 밖을 나서는 제 손에는 무조건 이 책이 들려있었습니다. 사실 가방에

넣고 싶지 않았지요. 곧 꺼내볼 요량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뭔가 뽐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벨기에

자수의 모양을 담은 책 표지가 무척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표지 앞 쪽은 그래픽으로,

뒤 쪽은 사진으로 구성된 멋진 책을 꼬옥 거머쥐고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왠지 벨기에의 속성을 가진

사람이 된 듯 했습니다. 아름답지만 과하지 않고, 실용적이지만 차갑지 않으며, 자연스럽지만 흐트러지지

않은 그런 사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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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벨기에 디자인을 이루는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히 읽어볼 수 있습니다. 건축과 도시,

음식, 패션, 공간들, 예술과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들. 읽다가 문득 디자인 여행 책을 읽고 있는건지

벨기에 관련 잡지를 읽고 있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최신의, 그리고 에센셜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알찬 내용도 내용이지만 함께 실린 사진작가 세바스티안 슈티제의 아름다운 사진은 책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주었지요. 더불어 안쪽에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된 디자인은 그야말로 소유욕을 부르는

요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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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도, 파트라슈도 알았지만 직접적으로 벨기에라는 나라에 대한 탐구는 생을 통틀어 이 책을 통한

것이 처음입니다. 때문에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만나는 이야기와 풍경들이 저를 단숨에 사로 잡았지요.

기 쇼카르트도, 줄 왑스도, 폼필리오의 모자도, 다이아몬드 거리도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3가지 맛깔이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맛깔나는 글솜씨, 맛깔나는 벨기에 속 디자인들,

맛깔나는 책의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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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을 사랑해서 어떤 책이라도 혹평까지는 하지 않습니다만, 극찬도 아끼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벨기에 디자인 여행》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네요. 이 글을 쓰면서도 조금 흥분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려드리고 싶네요. 책을 다 읽었던 날 제 꿈의 목록에는

'벨기에 여행하기'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벨기에 디자인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