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지향점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짧은 인터뷰 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방향과 직업적 태도. 자기 지향점이 흔들릴 때 슬쩍 훔쳐보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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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를 읽으면서 참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짧은 인터뷰 속에 드러나는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개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조언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깨달음때문이었을까요.

제가 이 책에서 발견한 것은 세 가지 였습니다.

  1. 자기 지향점

디자인의 원리와 역사, 맥락의 진화를 가르치는 일은 가능합니다.

학생은 그 원리를 내면화하고 그것들을 자기 삶의 목소리로 발전시키려 할 때

비로소 디자이너가 되지요.

  • 이자벨 스위더스키-

먼저 자기 지향점 이라고 할까요. 책은 수 많은 디자이너들의 과거의 프로젝트와 현재의 프로젝트를 살펴보는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 있습니다.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프로젝트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보이게 되어 있지요.

그들의 작업물들을 보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모두 그들 스스로 '꽂힌' 어떤 것에

대한 추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스스로 늘 착각하던 것 중에서 어떤 분야에서 실력을 갖추려면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디자이너라고 하면 일러스트도 잘그리고, 캘리그라피도 멋지게 뽑아내고, 편집디자인도

기가 막히게 해낼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랄까요. 물론, 모두 잘해낼 수 있는 '천재'라면 더 없이 좋겠지만,

개인의 취향과 장점이 어우러져서 극대화 되는 몇가지 영역을 가질 뿐이지요. '천재'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 역시 디자인이라는 영역을 관통하는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전제 위에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기본기'이고 그 위에 자기 자신의 지향점에 따라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가는

것을 듯합니다. 제게는 디자인의 문을 열 수 있게 도와주신 선생님 한 분이 계십니다. 언젠가 그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웹디자인, 편집디자인 차이는 그것을 어떤 매체로 보여주느냐이지 디자인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 역시 어떤 디자인을 하던 디자인의 기본기에 충실하는 조언으로 여겨집니다. 그 다음이 자신이 '꽂을' 다트판을

찾는 일이겠지요.

  1. 방향성

규칙을 어기기 위해 규칙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고,

역사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려면 역사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죠.

-레타나 그로-

두번째는 방향성입니다. 첫번째도 그렇고 두번째도 역시 매우 추상적이네요. 여기서 말하는 방향성이란

디자인은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어디에 디딜 것인가를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책에서 좋은 질문들을 디자이너들에게 던져주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경고, 그리고 디자인 전문가가

지녀야 할 자질들에 대한 것들이었지요. 재치있는 대답, 유익한 대답,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답들이 참 많았습니다.

인상깊게 다가온 부분은 디자인의 역사를 배우는 것에 대한 것 입니다. 책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언급되어 있진 않지만

이것은 '격을 파격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일테지요. 세상 아래 새로운 것 없고, 이제 새로운 것이라함은 기존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새롭게 조합하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새로운 볼펜을 만들고자 한다면,

가장먼저 해야할 일은 세상에 어떤 볼펜들이 있었냐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테니까요. 같은 의미에서 역사를

공부하라는 말 역시 새롭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역시나 자신이 '꽂을'

다트판을 찾는 일이겠지요.

  1. 6년 그리고 9시간반

평균적으로 디자인 전공학생은 열여섯 살 9개월 때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고

기억한다. 매일 아침 8시 46분에 일어나 나전거를 이용해 돌아다녔고

파스타를 좋아했으며 체중은 65킬로그램이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굉장한 성과다. 디자인 전공학생에게 최고의 귀중품은 컴퓨터였고 대략 6년 3개월간 공부했다.

디자인 외에 다른 일을 할 생각은 결코 하지 않았으며 매일 최소 9시간 반을 디자인에 할애했다.

네빌 브로디와 볼프강 바인가르트 같은 디자인 대가들과 플럭서블 예술운동,

마르셀 뒤샹과 솔 바스 같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마셜 맥루한의 책을 읽었다.

저녁시간에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를 즐겨보았다.

토익은 몇 점이고, 토플은 몇 점이냐는 이야기가 참으로 많이 들립니다. 디자인을 잘한다는 것도 그런게 수치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아니죠, 어쩌면 디자인 능력검정 시험에서 고득점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는 학원들이 번성해서 능력

인플레 현상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디자인은 수치화 할 수 없기때문에 스스로 어느정도의 실력이 되는지 파악하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실행할 때 로딩게이지가 보이지 않으면 게임이 먹통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디자인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디자인이 느는 것이 느껴지지 않으면 재능 이 없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어느정도 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었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많은 디자이너들은 평균적으로 6년가량 디자인을 공부하고, 매일 9시간 반 디자인을 했다고 합니다.

아직 6년간 매일 9시간 반 동안 디자인을 해보지 않았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섯부르게 판단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디자인을 공부한다는 것이 에너지드링크를 마신 뒤 나타나는 효과처럼 빠르게 그 실력으로 나타나진 않을 거란

이야기일 듯합니다. 자신감과 의지를 더 가질 필요가 있겠네요.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