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착한가게 |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수익보다 가치를 앞세운 런던의 착한 가게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입니다.

다음의 글의 30초 내에 읽어보겠습니다.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 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언젠가 위 문장을 접해 본 경험이 있을 것 입니다. 오래 전 게시판을 떠돌며 유행했던 문장인데 저 역시 처음 아무 생각 없이 읽었을 땐 정말 자연스럽게 문장을 읽고 이해했었습니다. 하지만 곧 문장 속 내용처럼 글자의 배열이 뒤섞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어색함을 느끼지 못한 스스로를 바보같아 하면서도 무척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장을 처음 읽은 분들은 아마도 이 문장이 잘못되었다는 설명을 읽고 깨달았을 것입니다.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는 이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간이 무언가를 인식하고 그 속에서 잘못이나 오류를 발견하는 능력에 어느정도 무감각한-그것이 인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진화의 결과라 할지라도- 부분이 있을거라는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숨어있는 문제를 잘 인식하지 못할지 모르는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할 것입니다. 문제의식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필요한 것입니다. 마치 위의 문장이 잘못되었다는 위의 설명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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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박루니의 책 《런던의 착한 가게》 속에 등장하는 13명의 디자이너와 메이커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고정관념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각에 일종의 방아쇠를 당깁니다. 《런던의 착한 가게》는 공정무역, 재활용,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소규모 산업, 그리고 공유경제 등의 가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런더너들과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앞선 진지한 소개와는 달리 책은 매우 읽기 쉽게 쓰여져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작가가 인터뷰 대상자들과의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서 이끌어낸 대화들을 읽다보면 마치 함께 그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듯한 편안한 느낌까지 받게됩니다. 시원시원하게 들어간 사진도 한 몫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 편안함에 취해 문장들을 읽어나가면서 단순히 '역시 요즘은 이게 대세구나.'혹은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그만이라면 그 속에 담긴 조금 더 중요한 이야기들을 놓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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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물건의 생산이 분업과 유통이라는 긴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우리는 점점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들로부터 '소외'되어 버렸습니다. 우리가 사먹는 밥은 이제 농부가 흘린 땀의 결실이라기 보단 그저 내 돈 5000천원을 내고 사먹는 밥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때문에 물건에서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주얼리 디자이너 피파 스몰의 생각은 우리를 잠시 멈춰 생각하게 만듭니다.

제가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인간미예요. 물건을 볼 때 물건만 보지 말고, 만든 사람이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피파 스몰- 61p

공정무역 패션브랜드를 운영하는 사피아 미니, 버려진 서랍으로 책상을 만드는 루퍼트 블랜차드부터 소비자가 소유주이자 운영자인 슈퍼마켓 피플스 슈퍼마켓까지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런더너들의 행보를 읽어볼 가치가 있는 이유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면서 문제를 인식하고 옳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무엇보다 어떤 해답을 실천해나가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들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를 그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루어나가고 있는 것을 잠깐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전해줍니다.

이런게 공정무역의 매력이다. 세상이 어딘가 잘못되었을 때 시선을 돌리거나 눈을 감아버리는 대신 똑바로 마주 보고 할 말을 하는 것. -일레인 버크- 76p

다행히 이제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재활용브랜드와 공정무역 제품들이 등장했고, 공유경제 개념을 활용한 다양한 플랫폼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각각의 구성원들 스스로가 주변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 곧 문제인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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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1년동안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고 살기 프로젝트로 유명한 콜린 베번의 책 《노임팩트 맨》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운동의 대상이 환경이 아니라 인간이고, 인간을 위해 더 나은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이 환경운동이라는 것입니다. 《런던의 착한가게》이야기가 환경운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속에는 더 나은 미래상을 제시하는 생각과 가치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런 움직임들이 아직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우리보다 앞선 디자인의 역사를 가진 영국이 변화하는 중이라면 추후 그 흐름이 우리에게도 피할 수 없는 파도가 되어 올 가능성이 큽니다. 변화를 참고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때문에 《런던의 착한가게》를 읽는 것은 그 시작점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런던의 착한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