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디자인
힘들고 어렵습니다 . 사는 게 팍팍합니다 . 어쩜 이렇게 팍팍할 수 있는지 ,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가 팍팍한 삶을 살아갑니다 . 취업은 어렵고 ,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 잠깐 고개를 들어 바람에 흘러가는 구름의 여유로움을 느껴본 게 언제였던가요 .
파울로 코엘료의 < 연금술사 > 에 따르면 ,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데 있다지만 우리의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은 당장이라도 넘칠 듯 위태롭기만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오늘도 용기 내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내가 사랑하고 ,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 여기 잠깐 김제동 씨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 (03:35 부터 )
좌절과 고난의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처럼 우리의 불안감을 함께 위로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 하나면 우리는 견뎌낼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 그런데 여기 디자인을 통해 그러한 위로와 공감을 전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유인경 , 그리고 박선주의 책 < 위로의 디자인 > 은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 주는 친구를 닮은 디자인들을 소개합니다 . 디자인 잡지기자로 일했다는 문학도 출신의 그녀들이 풀어내는 디자인 이야기는 좀 범상치 않습니다 .
일본의 짧은 시 , 하이쿠를 떠올리는 각 장의 제목 , 그 아래 담긴 31 개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정갈하게 차려둔 건강한 식탁을 닮아 있습니다 . 저자들이 경이로운 보통의 예술이라 일컫는 이 디자인들을 둘러보다 보면 하나쯤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
개중에는 캔디 청의 공공 예술 프로젝트인 《Before I Die》 처럼 대중에 좀 알려진 것도 있고 , 녹색의 아름다운 지붕을 가진 저 멀리 스칸디나비아의 전통 가옥도 있습니다 . 각각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가졌지만 동시에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자연 , 웃음 , 그리고 일상의 소박한 상상력 같은 본질을 담고 있어 우리에게 인간적인 위로를 전합니다 .


사랑이 호르몬의 문제일 뿐이라면 , 낙엽은 엽록소만의 문제일 것이다 . 그러나 우리는 경험적으로 , 정서적으로 , 혹은 본능적으로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 86p
이 책의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 담백하게 쓰여진 디자인에 대한 소개를 탐닉하면서 사이사이에 내비치는 그녀들의 감성 터지는 , 문학적 표현을 음미하는 것 . 그 맛이 쏠쏠합니다 .
어쨌거나 삶은 계속됩니다 . 내일도 어제와 오늘처럼 팍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하지만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세상에 한 줌의 사랑과 희망을 심어나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웃을 수 있을텝니다 . < 위로의 디자인 > 이 더욱 더 가치 있어 보이는 이유입니다 .
위로의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