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년째 연애중입니다. 아무래도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의 풋풋함은 없지만,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응원해주는 조금은 친구같은 성숙한 사랑의 시기에 접어든 듯합니다. 간혹 "오빠, 나 별로 안좋아하지?"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알아봐주지 못하는 것 같아 섭섭하기도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적절히 표현을 못해주고 있던 부분들이 보여서 미안해지고는 합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마음이 보이지 않는 가능성의 영역이라면, 표현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운동의 영역입니다. 'A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은 A의 운동(즉, 표현)이 부족하거나 부적절 했기 때문에 발생한 부정적인 반응의 결과입니다. 반대로 A가 적절한 운동을 행한다면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나 보다'라는 가능성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지속하고 반복하면 언젠가는 확신의 경지에 이를 것입니다.
이처럼 가능성이란 정적인 상태에서 존재한다기보다 어떤 운동의 결과로 인해 드러나거나 엿볼 수 있습니다. 항구를 떠나지 않는 배가 신대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많은 창업가들이 접하는 '일단 시작하라. 일찍 실패하고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우라'는 조언 역시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과 돌파구를 찾아가라는 의미와 맞닿아 있습니다.

나눔 디자인으로 유명한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의 책 《나는 3D다》에는 그의 인생에서 끊임없는 운동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온 과정들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앉아서 고민하기보다는 거리로 나서고, 직접 해보는 뜨거운 행동가이면서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디자이너나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꿈을 쫒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감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는 미술학원이라고는 다녀본 적이 없던 춤 좋아하는 아이가 유명한 파슨스 디자인학교에 들어가고, 훗날 나눔 디자인으로 세계의 디자인상을 석권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3D 즉, 꿈Dream, 디자인Design, 나눔Donate에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그런데 혹자는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디자인이라는 꿈을 발견하고, 열정적으로 매진하고, 나아가 그것으로 세상에 기여한다? 멋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꿈을 찾는 첫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낀다고!"


사실 그렇습니다. 꿈을 찾는 것은 가장 중요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며, 발견하더라도 현실적인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포기하거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는 3D다》의 가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어린 배상민 교수가 꿈을 찾아가고 부딪히는 과정에는 꿈을 찾아 헤매는 우리가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것, 세상에 하나 뿐인 내가 되는 것이지요. 배상민 교수가 파슨스는 물론이고 시카고 미술대학, SVA(School of Visual Arts), 프랫 대학교 등 미국의 명문 디자인 대학의 합격통지를 동시에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강의시간 투명인간이나 마찬가지였던 그가 교수에게 처음으로 '훌륭하다'는 칭찬을 들은 것도, 화려한 뉴욕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나눔 디자인을 전파하는 카이스트 교수가 된 것도(그 결과 40개가 넘는 디자인상을 거머지게 된 것도) 모두 독특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 결과였습니다.

이미지출처 | http://idim.kaist.ac.kr/
"자신의 별을 쫒는 일이란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발견하는 일이며,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남과 다른 사람이 되는 일에 도전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 매튜 캘리 《위대한 나》중에서 -

이미지출처 | http://idim.kaist.ac.kr/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당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유니크한》 자기 자신이 되라."
- 카림 라시드 《나를 디자인하다》중에서 -

이미지출처 | http://idim.kaist.ac.kr/
"디자인도 그 '디자인'이 좋고 거기에 아무리 몰두해도, 전체적으로 세계관이 없으면 재미없다."
- 나가오카 겐메이 《디자인 하지 않는 디자이너》중에서 -

이미지출처 | http://idim.kaist.ac.kr/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서 비롯된 소음이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 -

이미지출처 | http://idim.kaist.ac.kr/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라. 파슨스의 모든 과제는 이 거대한 미션을 내포하고 있다. 자기만의 정답, 자기만의 관점, 자기만의 개성을 찾으려면 먼저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야 했다."
- 배상민 《나는 3D다》 54p -
분야를 막론하고 꿈과 자아를 실현하는 데에 자기 자신이 되는 과정은 필수적인 통과의례입니다. 배상민 교수 역시 젊은 시절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유일한 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실험을 했습니다. 학창시철 뉴욕토박이보다 뉴욕의 거리를 더 잘알게 되고, 매일같이 그가 입고다니는 한복바지를 직접 만든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기막히게 승승장구한 것처럼 보이는 배상민 교수에게도 쓰라린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주머니에 35센트 밖에 안남을 정도로 쫄딱 망하기도 했지만, 그는 언제나 스스로를 '뉴욕 최고의 디자이너'로 믿고 버텼습니다. 동시에 오래두고 쓸 수 있는 걸작이 아니라 똑같은 제품에 똑같지 않은 '껍데기'를 씌워 팔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진정 가치있는 일에 대해 갈망하고 고민했습니다. 나눔 디자인은 그렇게 탄생합니다.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배상민 교수가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스스로 '저널'이라고 부르는 작은 노트를 소개했습니다. 이 '저널'은 흡사 일기장 같으면서도 자신만의 관찰을 기록하고, 반복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책에서도 역시 창의성의 원천을 찾기 위한 방식으로 메모하는 것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 생각'의 축적을 통해 나만의 관점과 색깔을 만들어가는 효과적인 방식으로 보입니다.


배상민 교수에 따르면 《나는 3D다》 역시 '저널'입니다. 이 책은 청춘의 시간들을 기록한 꿈과 열정의 '저널'으로 성공담이라기보단 한 편의 성장기와 같습니다. 읽어 나가다보면 '이런게 가능할까',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극적인 에피소드들 속에서도 그와 같은 편이 되어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역시 고민과 방황의 시간으로 보낸 청춘의 시간들이 있었으며, 그 고민이 책 속에 잘 녹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 뿐인 우리의 삶을 규정할 수 있는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되어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꿈의 언저리에 다가가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전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그저 생각만 하고 있다면, 우리 안에 잠재된 어떠한 가능성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지요. 이제 나만의 정답을 찾아 부딪혀 볼 시간입니다. 《나는 3D다》는 그 여정을 위한 든든한 응원이 되어줄 것입니다.
나는 3D다